한옥 매매가가 치솟는 등 한옥 열풍이 불고 있지만 실상 가격만 치솟고 매매는 뜸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친환경.도심 속 전원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옥 선호도가 상승했으나 매매가가 급격히 올라 오른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실거주 목적보다는 상업적 수요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 거래는 실종

21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가회동 한옥 거래가는 3.3㎡당 3000만원 전후에 형성돼 있다. 크기.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해도 금융위기 전 3.3㎡당 1500만원 전후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가 오른 가격이다. 가회동 J공인 관계자는 "안국역에서 헌법재판소로 향하는 큰 길가에 있는 집들 중에는 3.3㎡당 1억원을 달라는 경우도 봤다"며 "그런 경우 실거래는 7000만~8000만원 선에서 이뤄지긴 하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한옥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지만 거래가 이뤄진 경우는 거의 없다. 가회동 G공인 관계자는 "최근 1년 사이 거의 거래가 없어 실거래가를 따지는 것도 무의미한 상태"라며 "임대차 수요는 있지만 매매는 올스톱된 상태"라고 말했다.

인근 중개업자들은 이같이 거래가 얼어붙은 이유로 지나치게 오른 집값과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들었다. 안국동 K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비싸더라도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구입하겠지만 지금은 가격이 너무 오른 상태"라며 "시세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투자수요는 이제 전무한 상태고 상업적 목적으로 접근하는 수요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거주 수요 한계, 상업적 목적

이처럼 한옥은 아직은 희귀성이 있어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지만 이 같은 거래는 대부분 카페나 갤러리, 게스트하우스 등의 상업적 목적에 의한 매매만 이뤄질 뿐이다.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하기에는 한옥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접근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올라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평균적인 주거 개념보다는 관광상품 등의 목적으로 접근하는 수요가 대부분이어서 수요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 역시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가격은 하락한 반면 한옥 가격은 많이 올랐지만 거주보다는 게스트하우스나 카페 등의 상업적 목적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며 "실거주나 투자목적 수요자들은 너무 오른 가격에 접근한다 해도 별 이득을 볼 수 없는 상황으로 매매가 얼어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플러스 리얼티 조민이 팀장은 "한옥은 보편적 주거 형태가 아니라 환금성에서 아파트와 비교해 거래가 쉽지 않은 데다 고가이기 때문에 경기가 어려울수록 거래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수익 목적으로 접근한다 해도 한옥은 유지·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지영 기자 김유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