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한옥마을 조성 市 - 의회 ‘한마음’

의회 “수원 화성 관광·숙박 편의 제공”… 市 “건축·보수 최대 2억 지원” 화답

 

경기 수원시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체류할 수 있는 기반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한옥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수원시의 이 같은 계획은 시의회 건의를 수용한 것이어서 집행부와 의회가 상생의 꽃을 피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5일 화성행궁과 성곽 주변에 한옥 촉진지구를 지정하고 이곳에서 한옥을 짓거나 보수할 경우 관련 비용의 50∼70%, 최고 2억원까지 무상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원화성 지구단위계획구역에 한옥촉진지구를 지정하고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오는 10월까지 관련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시는 2009년 한옥 건축물 활성화를 위해 지원조례를 제정했으나 지원금이 최대 8000만원에 불과하고 절차도 복잡해 그동안 단 한 건도 지원하지 못했다. 시가 2009년 한옥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원화성 안에 모두 66채의 한옥이 있으나 이 중 68%인 45채가 관리 상태 불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가 한옥마을 조성에 나선 것은 시의회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시의회는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화성행궁이나 성곽 등을 둘러본 뒤 대부분 서울이나 용인 등지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지난 1월 9명으로 구성된 화성특별위원회를 꾸렸다.

특위는 화성행궁 주변에 전통 한옥마을을 조성해 관광객들이 지나쳐 가는 곳이 아닌 전주나 공주의 한옥마을처럼 관광과 숙박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 나섰다. 지난 4월 9일에는 전주, 공주 한옥마을도 견학해 조성사업부터 운영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특위위원들은 견학 내용을 바탕으로 화성 주변에 조성될 게스트하우스는 한옥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행궁 주변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전통 한옥마을로 확대시켜 나가면 행궁과 더불어 체류형 관광벨트가 구축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특위는 수원 화성행궁과 성곽 주변에 한옥마을을 조성하는 건의안을 집행부로 넘겼으며 집행부는 시의회의 권고안을 받아들였다. 명규환 위원장은 “관광객들이 화성행궁을 둘러보고 서둘러서 떠나는 것이 아닌 먹고 자는 체험형 관광숙박시설인 한옥마을을 조성해 후손들에게 물려 줘야 한다”며 “한옥마을 조성을 계기로 수원화성은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