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한옥문화사업 콘텐츠 질이 '성공 좌우'

 

 

인천시 곳곳에서 한옥을 모티브로 한 전통문화 체험장 조성 계획이 추진되고 있지만 자칫 껍데기만 한옥인, 알맹이없는 문화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2014년까지 송도국제도시에 한옥마을을 만들기로 올해초 발표한데 이어, 이번에는 인천시가 한옥 양식으로 지어진 월미공원 관리사무소를 리모델링해 전통문화 체험 공간으로 만드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는 월미공원안에 있는 연면적 1천672㎡의 관리사무소(지하 1층·지상 2층)를 이달말까지 리모델링해, 한식·궁중문화 체험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체험장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직접 궁중음식을 만들어보고, 각종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시는 월미공원에 이미 한국전통정원지구가 만들어져 있는 만큼, 이와 어우러진 궁중문화 체험장을 조성하면 더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경제청도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안에 연면적 6만7천㎡의 한옥마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옥마을은 영빈관과 풍류관, 온돌을 체험할 수 있는 20~30실 규모의 전통호텔, 저잣거리, 문화체험관 등으로 구성되며 인천을 찾는 외국인들이 한국적 멋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게 경제청의 구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이미테이션(모조품) 형식의 한옥마을 계획의 경우, '가짜'라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전통문화 콘텐츠와 프로그램 등이 담보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역사 프로그램과 편의시설이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홍식 명지대 교수는 "남산 한옥마을처럼 수백년간 자리를 지켜온 한옥들과 관광용으로 짓는 이미테이션 한옥들의 전략은 달라야 한다"며 "이미테이션 한옥이라고 해도 주위 경관과 어우러져야 하고, 그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내실있는 콘텐츠들이 나와줘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